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당신에게,
물밀듯 밀려오는 감동과 학습 의지를 제공합니다.
나는 성실합니다. 별다른 일이 없으면 책 읽고, 사유하기를 좋아합니다. 관심 분야에 대해 몇 번의 배울 기회, 직접 체험할 기회가 있었지만, 선뜻 내키지는 않았습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관심이 가는 분야는 있지만, 정말 이 분야가 내 적성에 맞는지 오히려 더 혼란스럽습니다. 하지만 최근, 내가 책에서 본 작가 분께서 우리 학교에 오신다고 합니다. 이번에 용기를 내어 특강에 참가해보려 합니다.
정말 특별한 강의를, 정말 특별한 당신에게
모든 학생이 적극적이고 도전적일 수는 없습니다. 적극과 소극, 성실과 불성실의 문제가 아니라 주어진 일에 적극적이지만 그전까지는 매우 신중한 학생, 이것저것 관심은 있지만 진로 선택을 미루고 있는 학생도 있기 마련입니다. 학생의 자기주도성이 추진력을 얻는데 중요한 원천이기 때문에, 오히려 겉으로 보이는 주도성이 떨어지는 학생은 그 관심을 충족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본인의 궁금증이나 본인의 관심 분야를 탐색하고 드러내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모를 것입니다. 그러나 물밑에서는 힘껏 다리를 젓고 있는 오리처럼 갖은 노력을 다 하는 학생도 있을 수 있기에, 경희고등학교에서는 그런 학생을 위한 특별한 기회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유명인이 방문해서 진행하는 명사 특강은 그랬습니다. 선생님이 학생들을 다그치고, 명사가 연단에 올라오면, 몇 백 명이 넘는 학생들이 그 명사의 강연을 들었습니다. 들을 만한 내용도 있고, 잘 이해되지 않는 내용도 있지만, 그보다 곤란한 것은 전혀 특강에 관심이 없이 다른 얘기만 하며 청취를 방해하는 친구들, 스마트폰 불빛으로 집중을 흐트러뜨리는 친구, 자는 친구, 자기 할 일을 하는 친구, 이 와중에 내가 이걸 듣는다고 어떤 의미가 있을까? ... 그랬던 명사 특강의 한계를 개선하고자 했습니다.
학생들의 관심, 최근 학교에서 운영된 프로그램, 활발히 활동하는 동아리 및 자치 활동, 사회적 이슈 등을 고려해 전문가를 섭외합니다. 전문가는 TV에서 본 유명인일 수도 있고, 학생들 수준에서 인지도는 높지 않지만 그 분야에서는 익히 알려진 전문가일 수도 있고, 미처 인식하지 못한 분야의 전문가도 있을 수 있습니다. 전문가가 섭외되면 그 전문가와 관련된 사전 활동을 안내합니다. 전문가와 연관된 책 읽기, 영상 보기, 특강에 참가해야 하는 이유 쓰기 등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성실한 학생임을 입증하는 최소한의 입장료를 과제로 받습니다.
강의는 학교 도서관 교실과 같은 작은 공간, 명사가 바로 앞에서 보이는 공간에서 열립니다. 내가 읽은 명사의 책 내용에 대해 직접 설명듣고, 질문할 수도 있고, 영상이나 AI 검색으로는 몰랐던 내용을 그 분야 전문가를 통해 알 수도 있습니다. 나와 마찬가지로 과제 제출이라는 입장료를 내고 온 친구들이 수강하기 때문에 높은 집중도 속에서 양질의 대화가 오가고, 전문가와 적극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과정을 통해 성실하지만 신중했던 학생이 적극적이고 성실한 학생으로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명사 섭외 신청은 받지 않습니다.
2025년 첫해 대학의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님을 모셔 전력 산업에 대해 이해하고, 1학년 학생의 관심이 많았던 의학 분야 그 중에서도 흉부외과 전문의를 모셔 의사가 되는 길과 의사가 된 뒤의 삶에 대해 들어보기도 하였습니다. 영화 F1 더 무비의 흥행, 포뮬러 원의 인기 속에 유명 F1 해설가를 모셔 특강을 듣거나, 저명하고 다정한 물리학자, 대중적인 철학 서적을 국내에 소개한 철학자를 모셔 특강을 듣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명사 섭외는 학교에서 다양성과 전문성 등을 고려해 섭외하려 합니다. 만약 학생이 섭외했으면 하는 전문가가 있다면, 그 의지를 가지고 프로젝트 활동이나 자율 동아리 활동, 혹은 개인 탐구 끝에 딥다이브 활동에 참여해보기를 권합니다.
명사의 특성상 학생들이 희망하는 일정과 특강 시간이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신 가급적 충분한 사전 준비 시간을 제공해 학생들이 특강 참가를 고민하고, 특강 주제에 대해 조사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여건을 보장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단순한 유명인 강의가 아닌 뵙고 싶었던 명사를 눈앞에서 보고 성장할 수 있는 계기이므로 비정기적인 안내가 나갈 때 많은 관심 바랍니다.